2009년 8월 12일 수요일

법의인류학의 세계로

법의인류학의 세계로

 

 -미드 Bones, CSI에서 보던 법의인류학을 맛보다 -

 

 

 

△ 인골의 '해부학적 자세'.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발굴인골조사실(bones.or.kr)

 

 지난 25일에 이어 7월 2일, 법의인류학 특강이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16동) 인류학과 실습실(448-1호)에서 있었다. 강사는 인류학과 석사과정인 정양승 씨. 이번달 말  소위 '시체농장body farm'이 있는 곳으로, 법의인류학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학인 테네시 대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하기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인류학은 크게 네 분야로 나뉜다. 이는 문화인류학Cultural Anthropology, 언어인류학Linguistic Anthropology, 고고인류학Archaeological Anthropology, 체질인류학Physical Anthropology이다. 서울대에서는 고고인류학 분야가 고고미술사학과로 분과되어 있어 남은 세 분야를 인류학과에서 연구하고 있다. 법의인류학은 이 중 체질인류학에 속한다.

 

 정양승 씨는 "법의인류학 등 체질인류학 부문을 연구하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며 "연구분야를 조금이나마 알리고자 이와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약 24명의 참가자들은 그의 말을 귀기울여 들으며 특강에 활발히 참여하였다. 특강은 법의인류학에 대한 개략적 설명과, 실습으로 이루어졌다. 인골을 맞추어보고, 성별을 추론해보며, 연령을 맞춰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실습에 사용된 인골은 모두 실제 인골. 서울 은평뉴타운 개발지구에서 발굴된 인골로, 대략 조선시대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테이블당 4구의 인골이 주어져 각각 실습할 수 있었다.

 

 "사람의 성별을 맞추어보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Pelvis, 즉 골반입니다. 몇가지 방법이 있는데 편리한 방법은 대좌골절흔을 찾아보는 방법이죠. 각도가 비교적 좁을수록 남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사의 설명을 듣고 참가자들은 서로 다른 뼈를 비교해 보면서 "앗, 정말 그렇다"는 감탄사를 내뱉기도 했다.

 

 "또 다른 방법은 두개골을 보는 방법입니다. 눈썹 사이 뼈가 튀어나오거나 다소 수직에서 멀다면, 남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유양돌기가 많이 닳아 있다면, 남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사는 또한 Variation을 강조한다.

 

 "이와 같은 기준은 상대적인 것입니다. ... 대체적인 추세이기는 하지만 완벽하게 맞다고 할수는 없어요. 그렇지만 여러부분을 살펴보면 대개 정확하게 맞출 수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연령을 추정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청소년의 경우에는 뼈의 길이, 치아의 맹출eruption, 유치의 여부, 골단결합정도 등을 통해 추론할 수 있다고 한다. "골단결합은 뼈의 끝과 골간(骨幹)이 아직 덜 붙으면 성장중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성장판이죠." 성장판이라는 소리에 모두들 "아~"라는 탄성과 함께 알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기자의 테이블의 4번째 인골이 바로 10대 후반 소녀의 뼈였다. 정강이뼈는 골단결합이 채 이루어지지 않은채 뚜렷하게 분리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고, 골반과 두개골은 전형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성인의 경우 치아의 마모 상태로 알아보는 것이 편리하다. 그러나 이도 variation, 즉 다양한 환경에 따라 변할수 있기에 주의해야 함은 기본이다. 이렇게 3시부터 6시까지 3시간가량 진행된 실습은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흥미로웠다.

 

 "법의인류학 분야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입니다. 수요도 없고, 공급도 없는 상태죠.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집단사망자관리단, 진실화해를위한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등의 수요는 존재하고, 공급이 없는 상태이니만큼 여러분이 도전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양승 씨는 마지막으로 법의인류학에 대해 다시한번 홍보하면서, 특강을 마무리하였다.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학문인데다, 인골을 실제 만져보고 실습하는 것 자체가 생소했던 많은 참가자들 - 의대, 수의대 학생도 있었음에도 이는 처음이었다고 한다 - 은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고 법의인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무언가 깨닫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특강이 끝났다는 사실에 아쉬워한채 자리를 떠났다.

 

김지수 기자(justice.n.la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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